Saturday, June 30, 2012

martin usborne




























Martin Usborne (http://www.martinusborne.com/)

martin bogren






























































Martin Bogren (http://www.martinbogren.net/)

zoo






















이 옆에 손을 넣어 동물을 만지지 말라고 쓰여 있었다. 내가 카메라로 찍건 말건
사람들의 손은 들어갔고 동물들은 만져졌다. 옛날에는 동물원에 갇혀 사는 동물들이
참 불쌍해보였다. 그들의 집 유리를 사람들은 자기를 좀 보라고, 자기한테 오라고
두들겼고, 생전처음 먹어보는 과자도 던졌고, 소리도 질렀다.
근데 요즘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사람들이 앞발이 좋다는 미신때문에 어린 곰의
앞발만 잘라가는 행위나, 코뿔소의 뿔을 잘라가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넓은 
평지에서 뛰놀지는 못하더라도 동물원에 있는 게 낫나 싶었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동물들은 당연히 감정이 있다. 말이라는 도구가 다를 뿐이지, 뭐라고 말하는지는
동물들도 잘 알아 듣는다. 
어렸을 때는 강아지가 참 갖고 싶었다. 지금이야 하도 안된다니까 반포기 상태지만
학교에서 돌아오면 강아지가 날 반겨주었으면 하기도 했고, 동생이 갖고 싶었던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봐줄 사람이 없어 강아지를 아직까지 못 키우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동물이 좋긴 좋다. 내가 이과를 가고 싶어했던 가장 큰 이유는 동물이었고
가장 좋아하는 봉사활동도 개똥치우러 가는 것이니까 아직도 좋긴 좋다.


retouching










































sadi에 들어와서 종종 sadi에 너무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시각디자인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전혀 사전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직업들이
있는 지도 몰랐다. 그저 여러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과라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휴학을 하고 나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좋진 않지만 싫지도 않은 것 등으로
나누어 내가 뭘 할 수 있을 지 찾아보기로 했다. 그 중에 하나가 retoucher.



















리터칭의 미다스라고 는 스콧 노킨(Scott Norkin).
리처드 버브리지는 "스콧 노킨은 언제나 내 사진을 최고로 만들어준다.
그의 작업물은 인간의 눈이 볼 수 있는 그 이상을 만들어 낸다." 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Scott Norkin (http://www.norkin.net/)


Friday, June 29, 2012

은교, 박범신
























영화를 보고나서 책을 읽었다. 영화도 참 재미있게 봤다. 정지우감독의 영상이 
정말 너무 예뻤다. 박해일의 대사 없는 표정 연기, 처음 보는 은교역할의 여주인공 등이
인상깊었다. 영화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책도 사서 읽게 되었다.























감수성이란 번개가 번쩍하는 찰나, 확 들어오는 그 세계를 단숨에 이해하는
섬광 같은 것 일진대, 그에겐 그게 없었다.


'멍청한' 서지우의 머리로는 그애의 머리칼만을 만졌을 뿐인 순간의, 
내 충만감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늙는 것, 이야말로 용서받을 수 없는, 참혹한 범죄, 라는 생각이 들었다.
늙은이의 욕망은 더럽고 끔찍한 범죄이므로, 제거해 마땅한 것, 이라고
모든 세상 사람들이 나를 손가락질하며 비난하고 있었다.


은교, 박범신



leica minizoom






















이 사진은 작년 사진 수업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산 삼각대를 들고 
신나서 방방뛰던 때에 서울숲에 가서 찍은 사진이다. 아빠가 쓰던 야시카 GSN은
고장났기 때문에 내 용돈의 절반을 주고 산 라이카 자동 카메라를 카메라보다도
비싼 삼각대에 꽂아놓고 돌아다녔다. 한 겨울이었는데도 인터넷으로 
어느 곳이 예쁜지 찾아보고 버스타고 돌아다녔던 것이 참 재미있었다. 


라이카미니줌을 산 이유는 정말 라이카라는 이유하나였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이카에 대한 허무맹랑한 동경심 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 가진 내가 산 '내'카메라였다.
그리고 수동과 달리 찍기만 하면 되니 자동카메라는 매우 쉬운 것이었다. 
사슴이 내 앞에서 날 보기만을 기다리면서 찍으면 되었다. 






































철장 안으로 카메라를 집어 넣어 찍기도 했다. 물론 내가 1000원을 넣고
자판기에서 뽑은 먹이로 사슴을 유혹해서 온 거 였지만 작은 뷰파인더로
한 쪽 눈으로만 본 사슴은 정말 예뻤다.






















사진 교수님은 이 사진을 보고 오랜만에 본 불쌍해보이지 않는 철장 속의
동물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내가 이 사진을 찍으려고 먹이를 몽땅 
바닥에 던졌다는 것과 먹이달라고 나를 뚫어져라 보는 사슴을 봤기 때문에
그 말엔 동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감사하다고는 했었다. 
그 분은 나에게 사진을 공부해보라고 한 유일한 어른이었다. 






















안 좋은 일들만 남기고 떠난 그 교수님께 차라리 고맙단 생각이 들때도 있었다. 
3학기는 많은 생각을 남겨준 학기였다. 내가 이 사진수업을 들을려고 참았나 싶기도 했고 
처음으로 디자인이 재밌기도 한, 교수님의 한마디에 희비가 갈리는 그런 학기였다. 
만약 사진수업이 너무 좋았고 더 해보고 싶고 했으면 그만두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겨울방학에 잠깐 했었다. 그렇게 시작한 2학년 1학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1학기 때의 목표는 과제물에 사진을 절대 사용하지 말자였다. 그 목표도 잘 지켰다. 
모든 과목이 재미있었다.  디자인은 무엇이고 순수미술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던 나에게 
디자인은 이런 것이구나라는 느끼게 해준 한 학기였다.

frames


할아버지 댁에는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일년에 두 번 설날, 추석에만 의례적으로 간다. 
어렸을 때는 가족이 다 모여서 캠코더로 서로를 찍기도 하고 할머니는 큰 수박을 
잘라 오셔서 같이 나눠먹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대학을 가야한다는 핑계로 할아버지 댁에 
언니부터 차례로 하나하나 오지 않기 시작했다. 언니가 귀국하고 진오오빠가 대학에 
들어가고  내가 20살이 되고 지영이가 대학에 가면서 더 많이 모일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전처럼 모이기는 쉽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가족과 큰이모네 가족, 작은이모네 가족, 삼촌이었던
가족사진에는 이제 외숙모와 다효가 있는 16명의 가족사진이 되었다.

얼마 전 애니 레보비츠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녀의 가족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애니 레보비츠가 포즈는 이렇게, 저렇게 지시하며 찍는 가족사진이었다. 
애니 레보비츠는 그녀가 카메라를 앞에 들이대도 피하지 않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