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2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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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댁에는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일년에 두 번 설날, 추석에만 의례적으로 간다. 
어렸을 때는 가족이 다 모여서 캠코더로 서로를 찍기도 하고 할머니는 큰 수박을 
잘라 오셔서 같이 나눠먹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대학을 가야한다는 핑계로 할아버지 댁에 
언니부터 차례로 하나하나 오지 않기 시작했다. 언니가 귀국하고 진오오빠가 대학에 
들어가고  내가 20살이 되고 지영이가 대학에 가면서 더 많이 모일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전처럼 모이기는 쉽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가족과 큰이모네 가족, 작은이모네 가족, 삼촌이었던
가족사진에는 이제 외숙모와 다효가 있는 16명의 가족사진이 되었다.

얼마 전 애니 레보비츠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녀의 가족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애니 레보비츠가 포즈는 이렇게, 저렇게 지시하며 찍는 가족사진이었다. 
애니 레보비츠는 그녀가 카메라를 앞에 들이대도 피하지 않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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