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2, 2012

내 젊은 날의 숲












































휴학을 하고 가장 큰 계획은 유명한 작가의 소설, 고전소설 등은 꼭 알자였다.
꼭 다 읽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뭔가 얘기를 할 때 '아 그거~'라고 할만한 정도의
지식이라도 갖고 싶다. 넓은 배경지식. 그래서 서점에 갔고, 김훈작가의 소설을
샀다. 처음 산 책은 흑산이라는 책이었는데 내가 그 책을 읽으려면 일단
그 소설에 나오는 사회적 배경을 공부해야 그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책은 잠시 접어두고 이 책을 샀다. 참고로 나는 김훈의 소설을 한 권도
안 읽어서 김훈에 대해 유명하다 외에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은 아직 다 안 읽었는데 지금 글을 쓰는 이유는 꼭 8월 내에 다 읽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4분의 3은 읽었다. 갤러리아에 쉬는 시간이 있지만 휴게실은
어두컴컴해서 자는 곳이고 지하철에서는 퇴근시간에 나도 퇴근하므로 읽을 수
없다. 영화도 하루에 한 편씩은 꼭 읽기로 해서 집에 와서는 영화를 보는 데
책도 읽어야겠다. 지금까지는 이 소설이 아주 좋다. 작가들이 너무 신기하다.
어떻게 표현을 이렇게 할까.


익숙한 아득함은 익숙해서 아득하지 않을 것이다. p55

그 공간 안에서는 아무것도 눈에 걸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시선에 걸리적거리지
않았는데도, 시야는 눈알 속으로 밀려들어와서 가득찼다.

들여다보았더니, 꽉 찬 것과 빈 것이 같았고, 다만 말이 다를 뿐이었다. p56

연필이 닿지 않은 부분의 종이에 빛이 배어서 머리카락을 부풀려주고,
가마가 맑은 날 초저녁에 뜨는 달처럼 드러나기를 바랐는데, 다 그려놓고 보니,
연필이 지나간 자리에 흑백의 흔적만 남아 있었다. 본다고 해서 다 그릴 수는
없을 것이었다. 본다고 해서 보이는 것이 아니고,  본다와 보인다 사이가
그렇게 머니까 본다와 그린다 사이는 또 얼마나 아득할 것인가를,
그 아이의 뒤통수 가마를 보면서 생각했다. p187

나무줄기의 중심부는 죽어 있는데, 그 죽은 뼈대로 나무를 버티어주고 나이테의
바깥층에서 새로운 생명이 돋아난다. 그래서 나무는 젊어지는 동시에 늙어지고,
죽는 동시에 살아난다. 나무의 삶과 나무의 죽음은 구분되지 않는다. 나무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르다. 내용이 다르고 진행방향이 다르고 작용이 다르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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